두 돌이 지나면서 잘 자던 낮잠을 갑자기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낮잠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어렵게 재우고 나면 밤잠까지 밀립니다. 그러다 보면 부모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깁니다.
“이제 낮잠을 끊어도 되는 걸까?”
낮잠을 거부하기 시작했을 때 무엇을 먼저 살펴봐야 하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목차
- 두 돌 아기는 아직 낮잠이 필요할까?
- 낮잠을 끊어볼 수 있는 신호
- 낮잠 대신 조용한 휴식 시간(Quiet Time)을 가져도 될까?
- 낮잠을 안 잔 날 밤잠은 어떻게 할까?
- 직접 낮잠을 건너뛰어 보니
1. 두 돌 아기는 아직 낮잠이 필요할까?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1~2세 아이에게 낮잠을 포함해 하루 11~14시간의 수면을 권장합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역시 두 살 아이의 하루 총 수면시간을 낮잠 포함 약 12~14시간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시간이 ‘밤잠 몇 시간 + 낮잠 몇 시간’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동안의 총 수면시간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밤에 충분히 길게 자는 아이와 밤잠이 짧은 아이에게 필요한 낮잠의 길이는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두 살이라도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 낮 동안의 활동량에 따라 수면 패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두 돌이 되었다고 낮잠을 반드시 끊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낮잠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지만 그 시기에는 개인차가 큽니다. 일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자료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3~4세 사이에 낮잠을 중단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몇 개월이 되었는가’보다 하루 전체 수면이 충분한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2. 낮잠을 끊어볼 수 있는 신호
낮잠을 하루 이틀 거부하는 것만으로 낮잠 졸업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낮잠을 줄여볼 수 있는지는 며칠간 아이의 하루를 전체적으로 관찰하면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잠 없이도 저녁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내고, 낮잠을 자는 날에는 오히려 밤잠이 계속 늦어진다면 낮잠이 줄어드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잠을 건너뛴 날 저녁이 되기 전부터 심하게 졸려하거나, 평소보다 짜증이 크게 늘거나,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차나 유모차에서 잠들어버린다면 아직 낮잠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밤잠의 변화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낮잠을 없앤 뒤 일찍 잠들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낮잠 졸업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밤중에 각성이 더 늘지는 않는지, 아침 기상이 지나치게 빨라지지는 않는지, 다음 날 아이가 충분히 회복된 모습인지까지 함께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낮잠을 끊는 기준은 ‘낮잠을 안 잔다’ 하나가 아니라 낮잠 없이도 하루 전체 수면과 컨디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가에 가깝습니다.
3. 낮잠 대신 조용한 휴식 시간(Quiet Time)을 가져도 될까?
낮잠을 거부하기 시작했다고 평소 낮잠 시간 자체를 바로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잠을 자지 않더라도 방을 조금 어둡게 하고 책을 읽거나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조용한 휴식 시간(Quiet Time)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특히 낮잠을 끊을지 말지 애매한 시기에는 이 시간이 아이의 상태를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평소 낮잠 시간에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주었는데 자연스럽게 잠이 든다면 그날은 여전히 낮잠이 필요했던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충분히 쉬었는데도 잠들 기미가 없고 이후 컨디션도 괜찮다면 그날은 낮잠 없이 하루를 보내볼 수 있습니다.
낮잠을 ‘재우느냐, 완전히 없애느냐’ 두 가지 선택지만 두기보다 일단 쉴 기회는 주되 잠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 중간 단계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4. 낮잠을 안 잔 날 밤잠은 어떻게 할까?
낮잠을 건너뛴 날에는 평소보다 일찍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평소 취침 시간까지 무조건 버티게 하기보다는 하품을 하거나 활동량이 줄고 평소보다 예민해지는 등 아이의 피곤 신호를 살펴보면서 저녁 일정과 취침 준비를 조금 앞당겨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늦은 오후까지 낮잠을 길게 자면 밤에 잠들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어린아이의 수면을 돕기 위해 오후의 긴 낮잠을 피하고, 매일 비슷한 취침 루틴을 유지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취침 루틴은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목욕하고 잠옷을 입고, 양치질을 하고, 책을 읽고, 굿나잇 인사를 하는 것처럼 매일 비슷한 순서를 반복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방법보다 아이가 “이제 하루가 끝나고 잠잘 시간이구나”라고 예상할 수 있도록 일관된 흐름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5. 직접 낮잠을 건너뛰어 보니
저희 아이는 곧 30개월입니다. 원래는 낮잠을 꽤 잘 자는 편이었습니다. 오전 7시 30분 전에 일어나면 약 6시간 30분 정도 깨어 있다가 오후 2시 전후로 낮잠을 자고, 한번 잠들면 두 시간 정도 푹 자는 것이 평소 패턴이었습니다. 낮잠을 충분히 잔 날에는 밤잠이 늦어져 밤 10시가 넘어 잠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오전 기상 시간이 8시 30분 이후로 늦어졌고, 그만큼 낮잠을 시도하는 시간도 뒤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오전 9시에 일어났습니다. 오전 활동량도 많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늦은 오후 2시 20분부터 3시 10분까지 낮잠을 시도했습니다. 방을 어둡게 하고 자장가를 틀어놓은 채 책을 읽고 차분히 이야기를 하면서 조용한 휴식 시간을 가졌지만, 졸려하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낮잠을 재우는 것을 그만두고 밖으로 나가 놀이터에서 놀았습니다. 저녁은 평소보다 30~40분 정도 일찍 먹었고, 오후 8시부터 목욕, 로션, 잠옷, 양치질을 하며 취침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오후 8시 50분쯤 침대에 누웠고 9시에는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두 시간 정도 낮잠을 자고 밤 10시 이후에 잠들던 아이라, 낮잠 없이 9시에 바로 잠드는 모습을 보니 처음에는 “이제 정말 낮잠을 끊을 때가 된 건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 세 번 정도 낮잠을 건너뛰어 보니 좋은 변화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새벽에 깨는 일이 이전보다 잦아졌고, 어느 날은 밤잠을 자던 중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하며 20분 넘게 운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이 낮잠을 건너뛴 것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두통에는 수면뿐 아니라 컨디션, 수분 섭취, 식사, 감기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경험을 통해 낮잠을 끊을 시기인지 판단할 때는 ‘낮잠을 안 잔다’거나 ‘밤에 일찍 잠들었다’는 한 가지 변화만 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잠을 건너뛴 날의 저녁 컨디션뿐 아니라 밤중 각성, 다음 날 기상 시간과 컨디션까지 며칠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희도 당분간은 낮잠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조용한 휴식 시간을 유지하면서 아이의 하루 전체 수면 패턴을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합니다.
두 돌 전후의 낮잠 변화에는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낮잠을 자느냐보다 낮과 밤을 합쳐 아이가 충분히 자고, 깨어 있는 시간 동안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 그것이 낮잠을 줄여가는 시기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 아이가 두통을 반복해서 호소하거나, 두통 때문에 잠에서 깨거나,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구토·시야 이상 등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수면 변화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자료






